남한산성 가볼만한 곳/맛집/야경
가을이 되면서 야외로 놀러 가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실외활동을 하다가도 에어컨 있는 곳을 찾게 되고 겨울은 겨울대로 너무 추워서
실내로 들어오게 되죠. 그동안 얼어있던 대지를 녹이고 기나긴 겨울의 끝을 알리는 이름모를
예쁜 꽃들이 반겨주는 봄도 설레이지만 오색 단풍과 높은 하늘을 가진 가을의 매력은 해마다 크게 다가옵니다.
떨어지는 낙엽들을 보면 겨울을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론 웬지 모르게 감성적인 느낌도 듭니다.
특히나 가을은 봄에 비해 대기도 맑고 깨끗한 날이 많아 시야도 멀리까지 트이는 날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곳이 바로 남한산성입니다.
남한산성의 경우 둘레길을 걸으며 즐길 수도 있고 어느 정도 높은 곳에 오르면 서울의 멋진 뷰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남한산성 내 맛집과 예쁜 카페도 많이 있구요.
한 5년전쯤인가 회사에서 단체로 간 이후로 처음 가봅니다.
일요일 오후 어느 정도 사람들이 빠져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올라가는 길부터 막히더니 남문 및 중앙 주차장에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만차입니다.
그래서 우선 커피 한잔을 즐기고자 <카페 산>이라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그리 힘들지 않게 둘레길을 걸으며 남한산성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자 했으나
이미 그 때는 늦은 오후로 접어들었기에 둘레길을 온전히 다 걸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카페 산>은 약간 비탈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어 차를 우선
파킹하고 카페로 들어갑니다.
처음에 들어갈 땐 사람이 별로 없었으나 나올 때쯤 되니까 오히려 많아지더군요.
야외 테라스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산 아래 경치를 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커피를 즐기고 난 후 다시 남문 주차장쪽으로 향해봅니다.
역시나 만차더군요. 하는 수 없이 둘레길을 다 보는 것은 포기한 채 중간에 적당히 차를 정차해 놓고
잠시 성곽을 거닐어 봅니다.
영화 남한산성에서 봤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쳤던 사람들의 모습이 잠시 오버랩되네요.
남한산성이 병자호란 때 정조의 피난처이기도 했다고 하지요.
영화 속에서는 정조가 현실과 이상적인 모습 속에서 갈등하는 내면의 심리가 잘 묘사되더군요.
아무튼 우리나라가 강대국 사이에서 고통당했던 과거를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예쁜 연못과 함께 정자도 보입니다.
차 위의 가마우치가 앉아서 포즈를 취해 주더군요.
마치 자기가 모델인양 맘껏 사진 찍으라는 듯이 말입니다.
예전에 그랜드캐년에서 콘돌 생각이 나더군요.
그 때 콘돌도 사람들 앞에서 의식하듯 사진찍히는 걸 즐기는 모습이었거든요.
이곳 저곳을 거닐다 이른 저녁을 먹으러 식당을 찾아갑니다.
가는 길에 예쁜 레스토랑과 카페가 여기저기 많이 보입니다.
저희가 찾아간 곳은 <용마루>라는 곳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나름 유명한 맛집이었습니다.
일하시는 분들도 친절하고요.
도토리묵부터 시작하여 감자전, 파전, 오리백숙까지..정말 오늘 몸보신 제대로 합니다.
육수가 정말 진하고 맛있네요. 산에서 좋은 공기도 마시고 맛있는 것도 먹고 행복해집니다.
그곳 사장님께서 식당에서 걸어서 15분이면 서울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고 하셔서 소화도
시킬겸 차를 두고 천천히 올라갑니다.
한경직 목사님 우거처도 보입니다. 이런 곳도 있는 줄 몰랐네요. 세렌디피티.
가는길에 점점 어두워져 핸드폰 후레쉬를 켜고 올라갑니다.
멀리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타워가 보입니다.
처음에 야경을 보러 온 건 아니었으나 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야경은 아름다웠습니다.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야경을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이병현이 나왔던 남한산성이라는 영화를 본 후 꼭 한번쯤 다시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낮에 둘레길을 걷고 싶었으나 밤에 야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다음에 겨울이 오기전에 한번 더 와서 꼭 낮에 둘레길을 걷고 싶네요.